-국민 생활스포츠 새롭게 각광
-PBA 출범 후 스타 탄생 주목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며 세대 교류
-시간 비용 절약, 가성비 높은 실내활동
김영수 프로당구연맹(PBA) 초대 총재(80)가 큐대와 볼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 총재는 “당구는 남녀노소,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로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40대 회사원 A 씨는 요즘 70대 아버지와 당구장을 자주 찾는다. A 씨는 “날씨가 더운데 당구장을 가면 시원하고, 담배 연기가 자욱하던 과거와 달리 깨끗한 환경이 됐다. 당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게임을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부자간의 대화도 많아졌다. 고교생 아들이 더 크면 온 가족이 가보려 한다”고 소개했다.
당구가 국민생활 스포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프로당구(PBA) 출범 후 환상적인 플레이와 남다른 스토리를 지닌 스타들이 쏟아지며 관심도 높아졌다.
4년째 PBA를 이끌고 있는 김영수 초대 총재(80)는 “국내 당구인구는 1000만 명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에 당구장은 2만 개에 이른다”며 “당구는 국민 생활체육으로 가성비가 높고 남녀노소,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에 빠지기 쉬운 학생들은 집중력을 올릴 수 있으며 식사 후 2차 장소로 당구장을 향하는 문화가 생겼다는 게 김 총재의 설명이다.
이번 시즌 개막 후 2개 대회를 치른 PBA는 4년차를 맞아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는 게 PBA 측의 설명이다. PBA는 중계 도달률이 50% 가까이 돼 프로야구에 이어 2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PBA 등록 선수만도 약 850명일 만큼 저변이 확대됐다.
김영수 총재는 “당구의 부정적 이미지를 PBA가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팬들에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력 운동을 바탕으로 프로 데뷔 1년 반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조재호(42·NH농협카드). PBA 제공
당구는 심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1시간 당구 게임을 하면 약 2~4km를 걷게 된다. 공을 치는 스트로크 자세를 통해 허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게 돼 근력도 키울 수 있다.
당구 선수들도 과거와 달리 웨이트 트레이닝 등 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재호(42·NH농협카드)는 이번 시즌 프로당구(PBA)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신고해 상금 1억 원으로 국내 선수 상금 랭킹 1위에 나섰다. 40대 전성기의 원동력에 대해 그는 “두 달 동안 주 4회 상체 웨이트 훈련을 한 덕분에 몸의 반동을 이용해 칠 때보다 요동이 적어져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당구도 워밍업과 스트레칭 등 사전 준비 과정도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노년층에게도 당구는 장점이 많다. 덴마크 코펜하겐 노후건강 연구소는 1주일에 적어도 4차례 당구를 치는 70~95세 남성은 당구를 치지 않는 같은 연령대 피조사자에 비해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고 발표했다. 관절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신체활동량을 늘릴 수 있으며 정서와 사교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자칫 무료해 지기 쉬운 노년층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동안 기본적인 물리학, 기하학 같은 정신적인 수학 계산과 추정을 수행해야 한다. 당구를 잘 치기 위한 눈과 손의 협응력도 향상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카페 분위기 당구장 모습. 동아일보 DB
솔병원 나영무 원장(스포츠의학 전공)은 “무더운 여름철 야외활동이나 운동은 땀을 많이 흘려 탈수 현상을 일으키거나 심혈관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실내스포츠인 당구는 건강을 지키는 데 꽤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나 원장에 따르면 당구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량은 아지만 당구를 치기 위해 상체와 하체를 계속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당구는 노년층에게 두뇌 활동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해 치매 예방도 할 수 있다. 나 원장은 “두 명에서 많게는 네 명까지 함께 경기하는 당구는 남녀노소, 신체적 상태와 연령의 구분 없이 함께 할 수 있다. 경기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비용의 부담도 적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노년층에게 사회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고 덧붙였다.
대학 시절 처음 접한 사구 실력이 150점이라는 김영수 총재 역시 “당구는 순간적인 근육의 강도가 요구되기에 충분히 운동이 된다. 효과가 많고 가성비 높은 스포츠 활동”이라고 말했다.
김영수 프로당구연맹(PBA) 총재(80)가 북한산 문수봉에 올라 카메라 앞에 섰다. 김 총재는 30년 동안 매주 산을 찾고 있는 게 건강 유지의 비결이다. 김영수 총재 제공
당구 예찬론자를 자처한 김 총재는 80대에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회의원,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문화체육부 장관 시절 프로농구 출범에도 힘을 보탰다.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역임한 뒤 72세였던 2014년에 개최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맡는 체육계와도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건강 유지의 비결은 등산이다. 그는 30년 가까이 주말이면 늘 지인들과 북한산을 찾고 있다. 다른 일정이나 날씨 탓에 도저히 산에 갈 수 없으면 주중이라도 꼭 등반을 해 ‘보강’한다. “서울 종로구 형제봉 매표소를 출발해 대성문 대남문을 거쳐 문수봉(727m)에 오른 뒤 평창동으로 내려오면 3시간 걸려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설악산, 지리산 등 다른 큰 산도 갑니다.”
산을 찾기 위해 평소 세심하게 몸 관리를 하고 있다. 매일 2km 산책을 하고 주2회 헬스클럽도 찾는 김 총재는 소식(小食)을 실천하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식습관을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식사할 때 뭐든 미리 3분의 1 정도를 덜어낸 뒤 드셨거든요.”
김 총재는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100m, 200m라도 걸어야 한다. 꾸준히 자기 수준에 맞춰 차츰 거리를 늘리다 보면 못 오를 산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등산의 매력은 성취감이라는 게 김 총재 얘기다. “등산은 고난입니다. 고진감래를 느끼는 게 등산입니다. 등정했을 때 성취감을 잊을 수 없어요. 하산 후 마시는 맥주나 막걸리 한 잔은 기가 막히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실패한다”는 ‘빙판의 제왕’ 웨인 그레츠키의 한 마디는 당구장에서도 명언으로 통한다. 작은 목표라도 세우고 뭐라도 실행에 옮겨보시라.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출처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731/114739805/1
-PBA 출범 후 스타 탄생 주목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며 세대 교류
-시간 비용 절약, 가성비 높은 실내활동

40대 회사원 A 씨는 요즘 70대 아버지와 당구장을 자주 찾는다. A 씨는 “날씨가 더운데 당구장을 가면 시원하고, 담배 연기가 자욱하던 과거와 달리 깨끗한 환경이 됐다. 당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게임을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부자간의 대화도 많아졌다. 고교생 아들이 더 크면 온 가족이 가보려 한다”고 소개했다.
당구가 국민생활 스포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프로당구(PBA) 출범 후 환상적인 플레이와 남다른 스토리를 지닌 스타들이 쏟아지며 관심도 높아졌다.
이번 시즌 개막 후 2개 대회를 치른 PBA는 4년차를 맞아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는 게 PBA 측의 설명이다. PBA는 중계 도달률이 50% 가까이 돼 프로야구에 이어 2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PBA 등록 선수만도 약 850명일 만큼 저변이 확대됐다.
김영수 총재는 “당구의 부정적 이미지를 PBA가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팬들에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년층 신체 정신 사교 3박자 균형 도움
당구는 심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1시간 당구 게임을 하면 약 2~4km를 걷게 된다. 공을 치는 스트로크 자세를 통해 허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게 돼 근력도 키울 수 있다.
당구 선수들도 과거와 달리 웨이트 트레이닝 등 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재호(42·NH농협카드)는 이번 시즌 프로당구(PBA)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신고해 상금 1억 원으로 국내 선수 상금 랭킹 1위에 나섰다. 40대 전성기의 원동력에 대해 그는 “두 달 동안 주 4회 상체 웨이트 훈련을 한 덕분에 몸의 반동을 이용해 칠 때보다 요동이 적어져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당구도 워밍업과 스트레칭 등 사전 준비 과정도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노년층에게도 당구는 장점이 많다. 덴마크 코펜하겐 노후건강 연구소는 1주일에 적어도 4차례 당구를 치는 70~95세 남성은 당구를 치지 않는 같은 연령대 피조사자에 비해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고 발표했다. 관절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신체활동량을 늘릴 수 있으며 정서와 사교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자칫 무료해 지기 쉬운 노년층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동안 기본적인 물리학, 기하학 같은 정신적인 수학 계산과 추정을 수행해야 한다. 당구를 잘 치기 위한 눈과 손의 협응력도 향상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철 안성맞춤 실내활동
솔병원 나영무 원장(스포츠의학 전공)은 “무더운 여름철 야외활동이나 운동은 땀을 많이 흘려 탈수 현상을 일으키거나 심혈관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실내스포츠인 당구는 건강을 지키는 데 꽤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나 원장에 따르면 당구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량은 아지만 당구를 치기 위해 상체와 하체를 계속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당구는 노년층에게 두뇌 활동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해 치매 예방도 할 수 있다. 나 원장은 “두 명에서 많게는 네 명까지 함께 경기하는 당구는 남녀노소, 신체적 상태와 연령의 구분 없이 함께 할 수 있다. 경기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비용의 부담도 적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노년층에게 사회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고 덧붙였다.
대학 시절 처음 접한 사구 실력이 150점이라는 김영수 총재 역시 “당구는 순간적인 근육의 강도가 요구되기에 충분히 운동이 된다. 효과가 많고 가성비 높은 스포츠 활동”이라고 말했다.
●30년 동안 주말 등산이 보약

당구 예찬론자를 자처한 김 총재는 80대에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회의원,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문화체육부 장관 시절 프로농구 출범에도 힘을 보탰다.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역임한 뒤 72세였던 2014년에 개최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맡는 체육계와도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건강 유지의 비결은 등산이다. 그는 30년 가까이 주말이면 늘 지인들과 북한산을 찾고 있다. 다른 일정이나 날씨 탓에 도저히 산에 갈 수 없으면 주중이라도 꼭 등반을 해 ‘보강’한다. “서울 종로구 형제봉 매표소를 출발해 대성문 대남문을 거쳐 문수봉(727m)에 오른 뒤 평창동으로 내려오면 3시간 걸려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설악산, 지리산 등 다른 큰 산도 갑니다.”
산을 찾기 위해 평소 세심하게 몸 관리를 하고 있다. 매일 2km 산책을 하고 주2회 헬스클럽도 찾는 김 총재는 소식(小食)을 실천하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식습관을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식사할 때 뭐든 미리 3분의 1 정도를 덜어낸 뒤 드셨거든요.”
김 총재는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100m, 200m라도 걸어야 한다. 꾸준히 자기 수준에 맞춰 차츰 거리를 늘리다 보면 못 오를 산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등산의 매력은 성취감이라는 게 김 총재 얘기다. “등산은 고난입니다. 고진감래를 느끼는 게 등산입니다. 등정했을 때 성취감을 잊을 수 없어요. 하산 후 마시는 맥주나 막걸리 한 잔은 기가 막히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실패한다”는 ‘빙판의 제왕’ 웨인 그레츠키의 한 마디는 당구장에서도 명언으로 통한다. 작은 목표라도 세우고 뭐라도 실행에 옮겨보시라.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출처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731/1147398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