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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김영수 총재 “손흥민·류현진 같은 스타 육성에 PBA 미래 달렸다”

작성일 2021-11-29

프로당구 김영수 총재 “손흥민·류현진 같은 스타 육성에 PBA 미래 달렸다” [엠스플 인터뷰]

 
-PBA 발전 기틀 마련, 김영수 초대 총재의 인생 마지막 꿈 
-“당구와 인연 맺을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다양한 스포츠를 보고 즐길 줄 아는 시민을 양성하는 게 올바른 학교 체육 교육” 
-“손흥민, 류현진처럼 종목 대표 스타 발굴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제”
-“2022년 비디오 판독 시스템 제도화, 당구 전용 경기장 부지 확보할 것”
 
PBA 김영수 총재(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일산]
 
한국 프로당구협회(PBA) 김영수(79) 총재는 절대 빈곤의 시대에서 성장했다. 
 
김 총재는 6.25 전쟁 때 피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받았다. 교과서나 정교사가 없던 때였다. 끼니를 해결하면서 어떻게든 생존을 이어가야 했던 시절이었다. 
 
김 총재는 “내 삶이 스포츠와 인연이 깊은 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2019년 3월 18일. 같은 해 5월 공식 출범을 앞두었던 PBA는 초대 총재으로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김영수 전 조직위원장을 내정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김 총재는 경험이 풍부하다. 검사 출신인 김 총재는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제33대 문화체육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제4·5대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총재 등도 역임했다. 1997년부턴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청소년문화 육성에 힘쓰고 있다.
 
PBA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인 리그와 팀 리그를 함께 진행하면서 세계 당구계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PBA 관계자들은 “김 총재가 풍부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덕분”이라고 말했다. 
 
PBA 초대 총재로 자리한 지 2년 6개월. 엠스플뉴스가 김 총재를 만났다. 
 
PBA 김영수 총재 “당구와 인연 맺을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PBA 김영수 총재(사진=PBA)

 
제14대 국회의원, 제33대 문화체육부 장관, 제4·5대 KBL 총재,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 등 굵직한 단체를 이끌었습니다. 2019년 5월부턴 PBA 초대 총재를 맡고 있습니다. 
 
2019년 초로 기억합니다. 당구와 인연을 맺을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어요.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한국의 미래를 돕는데 주력하고 있었죠. 그 사무실로 과거 인연을 맺은 분들이 찾아왔어요. 
 
무슨 일로 찾아왔던 겁니까. 
 
KBL 총재로 일할 때 인연을 맺은 세 사람이었습니다. 그분들이 “당구의 프로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사장님이 중심을 잡아주셨으면 한다”고 했어요. 당구가 프로화를 처음 시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도 프로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상태였죠. 제 경험이 필요하다고 본 거예요. 
 
제안을 받아들였습니까. 
 
계획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당구가 이전까지 프로화의 뜻을 이루지 못한 건 대중의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어요. 또 누군가에겐 당구의 프로화가 꿈일 거 아닙니까. 선뜻 초대 총재 제안을 수락했다가 일을 그르치진 않을까 걱정했죠.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 말을 듣고 결론을 내렸어요. 
 
어떤 말이었습니까. 
 
당구 프로화를 준비한 이들이 “임원들은 PBA가 자릴 잡을 때까진 무급으로 일할 겁니다. 양해해주십시오”라고 하는 거야. 진심이 느껴졌어요. 이후 당구 선수들과 관계자를 만나면서 프로화의 열망이 보통 아니란 걸 확인했죠. 특히나 당구 선수도 골프 선수처럼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그렇게 PBA 초대 총재직을 수락한 거군요. 
 
한국에서 당구장은 흔합니다. 어느 지역을 가든 당구장을 찾을 수 있죠. 경험 풍부한 분들의 마케팅과 꾸준한 중계 등이 결합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에요. 당구를 한국 대표 스포츠로 발전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차근차근 나아가면 언젠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죠.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정치권에 몸담았습니다. 스포츠와 인연도 아주 깊죠. 총재로 자리한 게 처음이 아닙니다. KBL에 이어 두 번째예요. 원래 스포츠와 인연이 깊은 편이었습니까. 
 
저는 절대 빈곤의 시대에서 성장했습니다. 6.25 전쟁 때 피난 국민학교에서 수업받던 기억이 생생해요. 책상이나 필기구가 어딨어. 교과서와 교사도 없었다고. 가교사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어른들의 가르침을 받았던 거죠. 195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어요.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한 게 1960년입니다. 이게 벌써 몇 년 전이야(웃음). 제 젊은 시절은 끼니를 해결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스포츠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어요. 
 
“다양한 스포츠를 보고 즐길 줄 아는 시민을 양성하는 게 올바른 학교 체육 교육” 
 
3쿠션 세계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프레드릭 쿠드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학창 시절 체육 수업은 있었습니까. 
 
체육 수업이 어딨어(웃음). 서울고등학교에 입학하고서야 처음 정식 교사를 만났습니다. 칠판에 체육 이론을 적어준 것만 기억나요. 프로스포츠 단체장을 맡으면서 이 부분이 참 안타까운 것 같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까.
 
체육이란 교과목이 분명 있었어요. 그런데 뭘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KBL 총재를 맡았지만 사실 농구를 썩 좋아하지 않았어요. 고교 시절 시험 종목이 농구였습니다. 반 인원이 80~90명인데 슛 던져서 5개 이상 넣으면 만점이래. 가르쳐주는 것도 없어. 한 친구가 던지면 공 만져볼 시간도 없이 바로 던져야 해. 인원이 많으니까. 그렇게 성적을 내는 게 정상인가 싶었죠. 우리 땐 시대적 상황이란 핑계라도 있었지. 
 
네?
 
체육 교육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의문이에요. 젊은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예·체·능은 여전히 찬밥이야. 시험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니까. 학교 체육은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지 가르쳐줘야 합니다. 학생들과 프로스포츠를 관람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교육 아닙니까. 교육의 목적이 성적이면 잘못된 겁니다.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학교에선 농구 이론을 가르치고 하는 법도 알려줘야죠. 여기에 프로스포츠인 농구 보는 법도 가르치는 게 교육입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예요. 평생 그림 몇 번이나 그립니까. 학교 졸업하면 그릴 일이 없어요. 미술관에서 저 작품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게 교육의 역할입니다. 국민이 더 많은 걸 보고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게 올바른 교육 아닌가요(웃음). 
 
그렇다면 한국 교육 시스템은 왜 바뀌지 않는 겁니까.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가장 중요한 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겁니다. 집안 환경, 재능, 관심사, 성격 등이 모두 다른데 똑같은 교육을 받아요. 목표도 같죠. 예·체·능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고요. 체육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고 수학 문제 하나 더 푸는 게 한국 교육의 현실이지 않습니까. 성과주의는 프로스포츠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예를 든다면요.
 
프로스포츠에서 성적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 잘못된 건 아니죠. 하지만,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는 환경은 문제입니다. 성적만으로 능력을 평가하다 보니 단장, 감독 등의 임기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유소년 육성에 더 집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죠.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한 사람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더 많은 어른이 눈앞의 성적보다 더 많은 팬과 함께 즐길 스포츠를 우선할 때 바뀌기 시작할 겁니다.   
 
“PBA 발전 기틀 마련은 내 인생 마지막 도전” 
 
김영수 총재의 마지막 꿈은 PBA 발전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사진=PBA)

 
다시 프로당구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PBA가 출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코로나19란 불청객을 맞이했습니다. 어려움이 많았을 듯한데요. 
 
첫 시즌(2019-2020) 말미 코로나19가 찾아들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첫 ‘PBA 월드챔피언십’을 진행할 수 없었어요. 취소된 겁니다. 다행인 건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분이 많았다는 거예요. 피해를 최소화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행정지침에 맞게 대회를 진행 중이죠. 임직원과 선수들의 철저한 방역 조치로 대회에선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해 PBA의 관심을 꾸준히 높이고 있고요. 당구의 가장 큰 매력이 뭔지 아세요?
 
글쎄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루가 다르다는 걸 느껴요. 경제력은 물론이고 힘도 이전 같지 않죠. 그런데 당구를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어요. 아내도 제가 PBA 총재로 자리한 뒤 당구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재밌어해요. 당구는 남·여·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당구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람들과 재미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죠. 
 
국민 프로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겁니다. 당구는 삼대가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포츠예요. 한국엔 기량이 우수한 선수가 즐비합니다. 세계 당구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PBA는 개인 투어만 진행하는 게 아닙니다. 팀 리그, 뱅크샷 2득점제, 세트제 등을 도입해 더 많은 팬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죠. 팬은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이자 5~10년 뒤 PBA를 대표할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뱅크샷 2득점제와 같은 새로운 규정 도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겁니까. 
 
PBA엔 다양한 종목에서 경험을 쌓은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골프계에 몸담았던 분이 꽤 있어요.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더 큰 성장을 꾀할 수 없다는 걸 알죠. 새로운 걸 계속 도입하고자 해요. 대중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PBA의 손흥민, 류현진이 나오지 않겠어요? 
 
PBA를 대표할만한 스타의 탄생이군요. 
 
종목을 대표할만한 스타가 필요합니다. 축구는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등 세계를 주름잡는 스타를 꾸준히 배출해요. 박찬호, 류현진 등을 배출한 야구도 마찬가지죠. 어린이는 그 스타를 보면서 꿈을 키웁니다. PBA는 가만히 앉아서 스타가 탄생할 날을 기다리지 않을 겁니다. 최대한 많은 스타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거예요. 그게 행정가들의 역할입니다. 
 
아. 
 
부모들이 자녀의 손을 잡고 당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당구를 잘하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몇몇 학교와 당구용품 지원, 정기적인 레슨 등을 추진하는 이유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확인한 것이 하나 있어요.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현장에서 나온다는 겁니다. 
 
무슨 뜻입니까. 
 
프로스포츠를 책이나 뉴스를 통해서만 접하면 현장이 전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없어요. 현장에서 함께 호흡해야만 이 프로스포츠가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장의 고충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PBA는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해요. 한국이 당구의 중심지가 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서 말이죠. 
 
당구의 중심지는 유럽 아닙니까. 
 
지금은 그렇죠. PBA가 출범한 이후 유럽,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관심이 급격히 늘고 있어요. 긍정적으로 봅니다. ‘골프로 성공하려면 미국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당구로 성공하고 싶으면 한국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PBA 김영수 초대 총재의 꿈은 무엇입니까. 
 
PBA 총재는 제 인생 마지막 도전일 겁니다. 이 나이에 뭘 더 하겠어(웃음).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니 행복이란 게 멀리 있지 않더라고. 오랜 친구를 만나 맛있는 밥과 술 한 잔 기울이는 게 행복이에요. 좋은 사람을 만나는 데 밥과 술의 값이 중요합니까.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감사한 거예요. PBA와 인연을 맺은 것도 결국 사람이었습니다. 제 경험과 능력을 믿어준 사람들이 있어 감사한 기회를 또 한 번 얻은 거예요. 마지막으로 이 얘길 꼭 하고 싶습니다. 
 
네. 
 
PBA는 비디오 판독을 제도화할 겁니다. 선수, 팬 모두 믿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만들어가는 데 힘쓸 겁니다. 당구 전용 경기장도 만들 계획이에요. PBA는 매 대회마다 장소를 섭외하고 있습니다. 보통 어려운 게 아니죠. 2022년 상반기까진 최소 부지라도 마련할 겁니다. 꿈의 구장이라고 하죠? 세계 최고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는 게 꿈인 공간을 꼭 만들겠습니다.


출처 및 저작권 :엠스플뉴스(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529&aid=0000061394)